긁적 12

카페인 알레르기

요새 알레르기 없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별의별 알레르기가 다 있기 때문일까.내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들도 꽤 있다.그래봤자 약국 약으로 해결되는 정도로, 응급실에 실려갈 만큼 심각하진 않다. 물론 일상을 쾌적하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기기는 힘들지만.카페인 알레르기도 생긴 지 좀 됐는데, 증상이래 봤자 코가 가렵고 재채기가 몇 번 나오다가 만다. 좀 심한 날은 코가 막히는 정도고. 그래서 그냥 컨디션 체크용 정도로 인식하며 지내고 있다. “오늘은 컨디션이 좀 별로인가 보네.”“과일이나 채소 좀 챙겨 먹어야지.”“컵라면은 이틀 참았다가 먹자.”뭐 이런 용도랄까.아, 이 얘길 왜 하냐면,낮에 커피라테를 두 모금쯤 마셨을 때 바로 코 끝이 가려워져서다. 결국 알레르기 약을 먹었고 부작용으로 너..

긁적 2024.11.22

러시아어 스터디 플랜

제목을 쓰고 보니 좀 우스워졌다.1. 호언장담하던 열흘 전의 나 자신이 떠올라서2. 러시아어를 공부하겠다면서 굳이 영어 단어를 써서습관이란 게 참 무섭다.그래서 이제부터 그 무서운 일을 하려 한다. 습관 들이기일단 기존에 빌렸던 책은 고스란히 반납했다(그래도 전 시원스쿨 좋아해요!). 알파벳 부분을 훑다가 또 눈으로만 공부하는 습관이 튀어나와서(역시 습관이란). 하지만 눈으로만 하는 공부는 안 되는 일인 걸 너무 잘 안다. 시간 낭비일 게 뻔한 것도. 처음으로 돌아가,러시아어를 택한 이유를 다시 생각해 봤다. 그래야 목표에 맞게 목적에 맞게 제대로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았다.최근 주변에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내 지인은 아니지만 지인의 지인들이다. 거의 볼 일이 없거나 아주 가끔 볼 줄 알..

긁적 2024.11.18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원래 끼니는 제대로 챙겨 먹자, 주의라서 밖에서 점심을 먹게 되면 최소 분식집이나 국밥을 먹는다. 자고로 밥은 든든하게 먹어야지. 그런데, 요 열라면이 시작이었다. 원래 라면을 좋아하긴 하는데 컵라면은 즐기지 않았다. 그렇다. 과거형이다. 이제는 환장한다. 여름이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먹었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숨은 인기쟁이라던데, 케첩 새콤 짭짤한 맛이 중독성이 있더라. 왜 아무도 안 알려 준 거니. 인생 헛살았단 생각이 자주 든다. 편의점 라면, 모두 먹어 보리라. 며칠 동안 짜파게티가 먹고 싶었다. 배가 고팠던 건 아닌데 다른 거 사러 갔다가 추억의 짜장범벅을 봐 버린 것. 물론 이름은 짜파게티 범벅이었지만. 그리고 저 땡초 불고기는 감칠맛이 제대로였다. 가히 완벽한 조합이었다. 가장 최근에 먹은..

긁적 2024.11.13

고작 다섯 번째 쓰는 주제에

매일 쓰려니까 뭘 쓸까 생각하는 데에 긴 시간이 든다. 이번 챌린지의 취지는 아무거나 써라, 이지만 말이 쉽지 그게 잘 안 된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적당히’고 그다음이 ‘아무거나’인 것을 다시 한번 절절히 느낀다. 오늘도 지하철에서 아무거나 써 보는 중이다. 매일 업로드하는 습관 같은 건 모르겠고 지하철이나 버스에 앉으면 블로그를 열고 뭐라도 쓰는 습관은 확실히 생긴 것 같다. 어떤 날은 후딱 써지고 어떤 날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혹은 전날 밤부터 저녁이 다 되도록 끙끙댄다. 그 간극이 참 신기하다. 오늘은 유달리 힘들어 그런가 그 간극이 벌어지는 까닭이 궁금하다. 졸려서 커피나 한잔 마셔볼까 하다가 문득 오후라는 걸 깨달았다. 하루가 이렇게 빨리 끝을 향해 가는데 내 인생도 그러고 있는 거겠지?..

긁적 2024.11.11

오늘부터 작심삼주 오블완 시작!!

오늘부터 작심삼주 오블완!! 그 시작을 요란하게 알리고 싶었다. 다이어트나 금연을 할 때 으레 듣는 조언처럼 무언갈 시작할 때는 여기저기 소문을 내야 하는 법이니. 더군다나 꼭 하고 싶은 일이었으니. 책은 이미 지난주, 아니 지지난주에 찜해뒀고 우연히 지난주에 작심삼주 오블완 챌린지를 알게 되었다. 하늘이 돕는구나 싶었다. 언어는 꾸준히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니까 챌린지 형식이 딱이다 싶었다. 오랫동안 품었던 생각이었다.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만큼 흔하지는 않지만 나름 유용한 언어를 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막연히 외국어 하나쯤은 배워두자, 였던 생각에서 미뤄둔 일들을 더 늦기 전에 하나씩 해보자, 쪽으로 슬슬 기울던 시기였다. 대체 무슨 얘기냐고? 아직 시작 못했단 얘기다. 아니, 하려고 했는데,..

긁적 2024.11.07

그래서 지금 읽어야 하는 책이

작년에만 새롭게 좋아진 작가가 수십 명은 되는 것 같다. 책을 모두 사들일 돈도, 보관할 공간도 없는 신세라 도서관을 애용한다. 도서관의 신간 코너가 서점만큼 발 빠를 수는 없지만 나에겐 최선이다. 세상에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 많은 듯하다. 신간코너 경쟁이 제법 치열한 걸 보면. 전날 밤에 책이 있는 걸 확인하고 떨리는 마음을 안고 버스로 옆 동네까지 갔는데 몇 번이나 책을 놓쳤다. 출발하기 전에 확인을 하고도, 심지어 입구에서 확인을 하고도 놓쳤다. 누구보다 먼저 보고 싶었는데, 씁쓸해하며 예약을 걸었던 경험들이 이런 집착을 만들어 냈다. 집착 도서관에 가면 신간코너에서 책을 마구잡이로 집어든다. 한도 때문에 다 빌리지 못하면서. 그 사실을 알면서. 아쉬운 마음에 자리에 앉아 급히 읽어댄다. 대여 목록..

긁적 2024.11.06

잠 망한 날

그럴 때가 있다. 잠든 지 두어 시간만에 깨는 때가. 대개는 뒤척이다 골아떨어지지만 가끔은 다시 잠에 들지 못하는 때가. 아, 망했다. 당일은 좀 힘들지만 대신 다음 날 잘 잘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없다. 어제도 그랬다. 딱 두 시간 잤는데 깼다. 그리곤 내내 깨어 있었다. 어제는 고의였다. 잠들 자격이 없는 밤이 있다. 니가 뭘 했다고 자냐,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밤이. 그래서 커피를 마셔버리는 밤이. 육개월 전에도 비슷했다. 일 년 전에도 비슷했다. 안정적으로 일이 들어오지 않으므로 대비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므로 움직여야 한다는 걸. 그럼에도 수수방관했다. 팔짱을 끼고 망해라, 그랬다. 남일은 되려 껴들면서 내 일에는 삐딱한 유치함은 도무지 고쳐지지 않는다. 그런 주제에 이틀 연달아 밤에 커피를 ..

긁적 2022.01.19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오랜만에 핸드폰을 정리했다. 게으른 하루를 보낼 요량으로 이불 속에 콕 박힌 채. 무용지물이 된 뮤직앱을 지웠다. 음악을 잘 안 듣게 되어 작년에 애플뮤직을 해지했다. 다운로드하면 오프라인으로 들을 수 있는 강점에 비싼 돈 주며 꽤 오래 구독상태를 유지했었는데. 그렇게 한참을 핸드폰을 만지작대다가 구석에 모아둔 앱을 열어보게 되었다. 의도적으로 묵혀둔 판도라의 상자를. 여행할 때 쓰던 앱이 쏟아졌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 여행할 때의 내 모습이 보였다. 돌다리도 두들겨대는 나. 안전불감증이 뭐니? 먹는 거니? 어찌나 안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다녔던지 우습게도첫 페이지에 떡하니 외교부 앱과 보험관련 앱(노랗게 지운 거)이 있었다. 나라 안팎에서 두루 거지인 나. 누가 봐도 걷고 또 걷는 뚜벅이 티내는 지도앱..

긁적 2021.10.25

허리가 아프다

이유를 생각해 봤다. 세상에 이유 없는 아픔은 없다. 알아채기 힘들 뿐 분명 이유가 있다. 이유 혹은 원인을 알아가는 과정은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기여한다. 허리가 아플 줄 알았다. 알면서도 특정 자세로 앉을 수밖에 없었다. 발목이 아파 어쩔 수 없이 취한 자세였다. 결론은 발목 치료를 당장 받아야 한다는 것. 그게 귀찮아 방치해서 연쇄적으로 여기저기 통증이 나타났다. 귀찮음은 사람을 병 들게 한다. 육체도 정신도.

긁적 2021.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