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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인터메초 / 샐리 루니

인터메초.생소한 단어라 갸웃했다.뒤쪽 책날개에 적힌 것을 그대로 옮기자면,INTERMEZZO간주곡, 막간극체스에서 흐름을 깨는 예상 밖의 한 수를 이르는 말옮긴이의 말을 읽으면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다. 옮긴 이 허진의 말처럼 이 제목이 이 글을 얼마나 잘 대표하는지.(물론 책을 다 읽고 나서 확인하세요.)인터메초 / 샐리 루니10살 차이가 나는 형제,서른둘의 피터와 스물둘의 아이번.어릴 때 부모의 이혼으로 아빠와 셋이 지냈는데,아빠가 예순다섯의 나이로 고인이 되었다.장례식으로 시작하는 이야기.이미 두 형제는 사이가 벌어질 대로 벌어져 있다.피터는 두드러지는 외모에, 좋은 학벌을 지닌 잘 나가는 변호사이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완벽했다. 여자친구였던 실비아에게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실..

2026.05.14

[여행] 4월의 목포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주중 당일치기도 그렇다.또 기차를 탔네요.자꾸 생각나서 2주를 못 넘기고...금강산도 식후경.목포역 바로 앞에 쌀국숫집이 있더라고요.비꾸에.1인 세트가 있길래 쌀국수랑 공심채볶음랑 꽈이 하나, 이렇게 먹었어요. 정말 깔끔하더라고요. 감동.분짜가 하루 한정 열 그릇이었나? 아무튼 분짜랑 반세오 먹으러 다시 가야겠어요. 배가 불러서 부두 방향으로 저벅저벅 걷는데이런 데가 나오더라고요.혹 해서 지도를 보니 목포진이래요.오케이 올라갑니다!!햇살이 좋아 사진 속 하늘이 쨍한 만큼 저는 힘듭니다.올해 처음으로 산책(이라기엔 거의 산행)하다가 땀 흘린 듯해요.숨 돌리느라 내려다본 목포 옛 도심(목포역 근처니까 도심이었겠죠?)오래된 건물들이라 사진도 예쁘고 내 눈도 호강. 골목 탐사를 좋..

산책 2026.04.25

[책] 소란한 속삭임 / 예소연

제목에 꽂혔다.속삭임이 소란하다니.국어 시간에 배운 무슨 법이잖아, 이거. 소란한 속삭임 / 예소연작가 이름이 낯익었음에도 막상 읽은 작품이 없어서 당황했다.분명히 아는 이름인데...현실을 부정하며 몇 번이나 재검색했으나죄송합니다.모아는 퇴근길 지하철에서 스피커로 동영상 보는 아저씨에게 일갈하는 여자를 도와 같이 퇴치한다. 힘없어 보이는 행색과 다른 패기를 지닌 여자, 시내는 모아에게 모임을 제안한다. 일단 멤버는 단 둘, 속삭이는 모임이다. 말 그대로 서로에게 서로의 이야기를 속삭이는 것이 이 모임의 중요한 임무이다.제일 중요한 규칙은, "비밀을 속삭이진 않으나 그것이 마치 큰 비밀이라도 되는 양 속삭여야 돼요."마치 어린아이의 장난 같지만 모아는 왠지 동조하게 된다."세상이 하도 어질어질하니까 내가 ..

2026.04.24

[책] 퍼즐 바디 / 김청귤

여러 번 빌렸던 책, 재와 물거품게으름의 소치로 세 번짼가 네 번째 빌렸을 때 읽었는데포기하지 않고 여러 차례 빌린 나에게 박수를 보냈던 책이었다. 그러니 잊을 수 없는 이름, 김청귤퍼즐 바디 / 김청귤제목 자체가 고어하고 표지도 아름답지만 어딘지 모르게 섬뜩해서 안 빌릴 수 없었다.대한민국의 다국적 기업 제우스,법 위에 선 기업이다.회장의 외동딸이 태생적으로 약한 심장을 고친 후치른 첫 행사장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이를 집에서 뉴스로 지켜보던 이하나.연구소에서 나온 사람들에게 납치를 당한다.갑자기 하늘에서 쏘아진 초록색 빛에 맞은몇 명의 사람들에게 신체 분리 현상이 나타난다.연구소는 그들에게 큰돈을 안겼고피실험자들은 합숙 상황에 만족한다.납치당한 이하나만 제외하고.장성한 아들은 둔 과부, 김미영은무..

2026.04.22

[책] 부적격자의 차트 / 연여름

작가 이름이 예뻐서 책을 빌리기는 또 처음이었다.초면인 줄 알았는데, 리시안셔스메르헨각의 도시모두 들어본 작품이었다.읽어본 적은 없는. 속독가들이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부적격자의 차트 / 연여름디스토피아 세계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총 3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 달라진다. 2692년 8월 23일,이곳은 8만 명의 실무자(인간)가 거주하는 도시. 돔형 방벽이 외부의 위험 및 오염으로부터 도시를 보호하고 있다. 24세기 중반, 리누트 바이러스로 인간종은 멸종 위기에 처한다.전류 오작동으로 재가동된 인공지능(모세)이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합리적이라 판단한 생존자들은 순응하게 된다.모세는 중재자일 뿐, 지도자도 신도 아니다. 생존이 최우선이다.이를 위한 생애한도도 정해져 있다.기한이 되..

2026.04.21

[여행] 4월의 순천

일단 먹고 시작했다.여느 여행이 그러하듯.호두과자는 여행의 근본이다.배고픔은 달랬다. 달래기만 했다. 내리자마자 먹어야 하니까.여행은 기차.기차는 빨라.빠르면? 신나지!실은 기차가 타고 싶었어.어디든 꼭 기차로 가고 싶었어.이 여행의 진짜 시작은여수돌문어김밥.역시 여행은 반이 맛집이고 나머지 반이 사진이지.먹었으니 슬슬 산책을 떠났지.순천의 동천은 참 좋은 곳이더라.길게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그게 다 벚꽃나무야.계절과 무관하게 시간대도 무관하게산책하러 나오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이사할까.물도 제법 깨끗하더라.다리 건너며 보니까 물속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더러 있길래 나도 사진 찍어 봤어.걷는 사람 못지않게 자전거 타는 사람도 많더라.친구들끼리 자전거 타는 거 신나 보였어.내 친구들은 왜 다들 자전..

산책 2026.04.05

[책] 바르셀로나의 유서 / 백세희

제목에 끌렸다.표지 색이 연분홍인데 살짝 형광 느낌이 있는 이런 색을 뭐라 하지. 아무튼 평소 선호하는 색이 아님에도 끌렸다. 이상했다.바르셀로나의 유서 / 백세희책 뒤편에 실린 작가 인터뷰를 보면 이 책은 오토픽션, 자전적 소설에 가깝다.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일찌감치 읽은 책인데 동일 작가인 줄 몰랐다.책에 담긴 작가 소개를 보고 오, 이분 소설 쓰고 싶다더니 진짜 쓰셨네, 했다.주인공 이름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이샘. 엄마가 샘처럼 맑고 투명하게 크라고 지어줬으나샘만 내는 인간으로 자란 작가다.파울라.이샘 작가가 쓴, 죽고 싶지만 족발은 먹고 싶어, 가 스페인어로 번역이 되고 이를 맡은 번역가다.외모 강박이 심한 이샘은, 이십 대 초반이란 젊음에 아름다움, 활기, 열정 등 모든 것을 갖춘 ..

2026.04.02

[책] 영희와 제임스 / 강화길

짧은 소설은 읽히지 않을까? 돌고 돌아 이 책이었다.위픽 시리즈를 좋아한다. 가볍고 표지가 딱딱해 가방에 막 넣고 다니기 맘 편하고, 아는 작가들의 작품이 많다.화이트호스>, 안진: 세 번의 봄>을 쓴 강화길 작가의 소설이다.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같이 다닌 친구, 용희.‘나’와 용희는 인디밴드 ‘영희’를 같이 좋아했다.그러다 사이가 멀어졌고 용희는 죽었다.애도인지 화해인지 모를 것을 하며 추억의 용희를 보내주는 이야기이다.열과 성을 다해 담대히 ‘영희’를 사랑하는 용희는 ‘나’의 아이돌이었다. 이게 문제였다. ‘나’가 좋아했던 것은 밴드 ‘영희’도, ‘영희’의 음악도, 보컬 민지도 아니었다. 그들을 열렬히 ‘제임스’하는 ‘나’의 친구 용희였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함께 좋아하는 사람들.나는 이들 중 ..

2026.04.01

[영화] 센티멘탈 밸류 (2026)

이건 모두 폭발 탓이다.영화 대기 목록간만에 영화 좀 보려니까 다들 초면이더라. 라이언 고슬링이 에얼리언이랑 연애(아닙니다)하는 얘기는 원작 먼저 읽고 싶어서 미루는 중이라. 이것저것 뒤지다 보니 갑자기 보고 싶은 영화가 백 개가 된 건 흔한 스토리.그리하야 이번 주에 다섯 편을 볼 운명이 되었는데,센티멘탈 밸류그 첫 번째가 센티멘탈 밸류영어 제목은 Sentimental Value노르웨이어 원제는 Affeksjonsverdi잉글리시를 그렇게 롸이트하면 왓 미닝인지 아돈노라고 내가 너무 작게 말했니? 암튼, 사전을 보면 긴밀한 관계를 맺는 사이에게 받은 물건에 두는 감정적 가치를 뜻하는 듯.추억이 깃든 혹은 사연 있는 물건의 가치 정도로 다가옴.영화 상에서는 시작부터 집이고 내내 집이고 마지막까지 집이 ..

영화 2026.03.25

[영화] 블랙 백(2025)

첫 장면한 남자의 뒷모습. 뒷골목을 걸어 클럽으로 들어선다. 미첨이라는 사람을 만나러 왔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그의 뒷모습. 한참을 뒷모습만 보이다 미첨을 만나 대화를 시작하고야 보이는 얼굴.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쓰고 마른 얼굴을 하고 있다. 단정한 차림에 어울리는 건조한 말투. 주인공 조지이다.주인공 조지는 영화 내내 마치 누군가의 뒷모습과 같은 앞모습을 보여준다. 동요가 없는 표정, 무심하다 못해 기계 같은 말투. 움직임도 군더더기가 없다. 협박도 심플하다. 뒤에 나오는 취조 역시 취조인 듯 취조 아닌 취조이다. 스티븐 소더버그시간이 비어 영화를 보기로 했다. 특정 시간대에 맞는 영화를 찾다 보니 선택지가 딱히 없었다. 볼까 말까만 결정하면 됐다. 케이트 블란쳇이 나온대고 아내를 의심하는 요원인 남편..

영화 202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