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개천절, 공휴일입니다. 나는 바보입니다.

오늘이 개천절이라는 걸 어제는 알았다.
오늘은 몰랐다.

여느 일요일과 다를 바 없는 아침이었다. 어제 맥주 한 잔(실은 두 잔)을 해서 몸이 조금 무거웠다. 그래도 읽어야 할 책이 있어서 카페에 갔다.

일주일 수고한 내게 주는 맛이 끝내주는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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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 보고 싶은 책이 있는데 대출 권수를 꽉 채워 빌릴 탓에 한 권이라도 반납을 해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가는 데 장장 삼십 분은 걸리니 기왕이면 이 책까지 다 읽고 반납할 요량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번 주말을 이틀째 책임지고 있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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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읽다보니 배가 고파서 조금 일찍 일어섰다. 분식 먹고 도서관에 앉아 마저 보려는 의도였다.

떡볶이와 튀김은 맛있었다. 한낮은 아직 더운 환절기라 땀을 살짝 흘리며 오르막을 올라 도서관에 다달았다.

그런데...

청천벽력 같은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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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카페는 박차고 나왔고 점심도 먹어버려서 마땅히 들어갈 곳도 없다. 도서관이 나를 버리다니..

잠깐 땀을 식힐 겸 입구에 앉아 있었다.
"저기, 여기 도서관에 어떻게 들어가요?"
등에 가방을 멘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학생이 물었다. 아, 나만 이런 거 아니구나.
"개천절 공휴일이라 닫혔나 봐요."
고개를 끄덕인 학생은 쪼르르 멀리 서 기다리는 친구에게 내 말을 전했다.

반납함에 다른 책을 넣고 빌리지 못한 책 대신 읽다 만 책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오늘의 산책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