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드라마] 멜랑꼴리아 1회

윗비어 2021. 11. 11. 22:11
멜랑꼴리아, 첫 장면


때는 바야흐로 2017년.
줄지은 고급 차량이 시상식장을 방불케하는 이곳에서 아성고등학교의 학부모 및 학생 회의가 개최 중이다.

한강 대교를 자전거로 가로지르는 지윤수(임수정).
회의장을 향해 달린다.

아성고의 교무부장(진경)은 노력의 신과 운명의 신 이야기를 떠든다.
운칠기삼.
잘난 부모 둔 것도 운명이라며 결국 운명이 노력을 이긴다나.

도착하자마자 그 말에 반기를 드는 지윤수.
운명의 신과 맞선 건 노력이 아닌 정의의 신이라며
세상 일에는 정의가 있기에 운이 모든 걸 지배하지 못한다고 반박한다.

경찰에 체포되는 아성고의 수학교사 지윤수.
회의장에서 난동을 피워서라기보다는 원래 경찰조사받는 날. 아직 그 이유는 드러나지 않았다.

뒤늦게 달려온(마찬가지로 자전거) 백승유(이도현).
잡혀가는 선생님을 향해 소리친다.

"증명할게요!
증명해낼게요, 제가"




멜랑꼴리아, 주요인물 소개 장면


이도현이 연기하는 백승유.
이미 명문인 아성고등학교 2학년 00년생.
교실 안의 잉여로운 존재.

뺑소니 오토바이 번호판뿐만 아니라 배달통에 적힌 전화번호도 외우는 포토그래픽 메모리의 소유자이자,
삼각뿔 모양의 큐브도 도로를 왕복해 건너는 시간이면 모두 맞추는 능력자이다.

어린 나이에 수학 관련 모든 대회를 휩쓸고 MIT에서 수학했던 천재. 여덟 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트라우마로 수학의 천재성을 잃고 바보가 된 척 지금까지 모두를 속이고 살고 있다.


아성고는 융합교육이라는 기치 하에 수학에 인문 예술을 접목시켜 영재고 전환을 노리고 있다. 이를 주도하는 것은 교무부장. 이 학교의 실세. 그녀는 이사장의 딸이다.


그녀가 야심차게 스카우트한 수학교사 지윤수(임수정)는 일반고 학생들을 가르쳐 특목고 수재들을 제치고 수학올림피아드 우승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수학 빼고는 덜렁이. 결혼할 남자(최대훈)가 있다. 물론 만만치 않은 시댁이라 걱정스럽다.




어려운 소재와 쉬운 진행, 클리셰


능력 있는 수학 교사와 숨겨진 수학 천재가 주인공이라 내용에 수학이 잔뜩 묻어 있다. 치킨집과 커피숍을 합친 수보다 수포자가 많을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소재를 쉽게 전달하기 위해 한 선택,
클리셰.


1.
명문고, 그 안의 구성원들.

이 같이 과장된 웃긴 짓은 드라마에서 더는 안 보고 싶지만 학교 배경 드라마에서 안 할 수 없는 디폴트가 되어버린, 고급 호텔에서 열린 교무부장의 랍스터 생일파티. 학부모들 서열화. 돈 자랑.
그외 성적에 목매는 아이들 혹은 포기한 아이들.


2.
두 주인공의 만남과 반복된 우연.

Calculus.
지윤수가 운영하는 즐겁게 수학하는 단톡방. 이곳에서 같이 수학문제를 푸는 백승유. 본인들은 모르나 이미 이어져 있는 관계.

기차 안.
청주에서 같은 기차를 타는 두 사람. 우연히, 아니 필연적으로 바뀐 가방, 에코백. 이를 매개로 둘은 얼굴을 모른 채 연락을 주고 받는다.

굿윌헌팅.
수학 천재를 다룬 대표적인 영화. 복도에 붙은 수학 문제의 답안지. 아무도 풀지 못한 상황이라 붙인 사람이 누구야, 누구야, 하는 상황, 등등.

3.
그외,

같은 학교 같은 동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두 주인공.
아들의 천재성에 집착하는 무능력한 아버지.
부도덕한 국회의원 학부모.
사업상 그와 연결된 여주인공의 애인.
여교사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과 굴레.
인정받지 못하는 결핍덩이 친구.




멜라꼴리아, 기대되는 이야기


천재 소년 백승유의 모자와 후드점퍼에 적힌 숫자, 1729와 취미인 사진찍기를 통해
수학을 향한 마음을 채워가던 쓸쓸한 아이.
알아봐주는 스승을 만나서 어떻게 변할까.

수학 말고는 세상물정 하나도 모르는
순진한 교사
수학을 풀고 가르치는 것이 즐거워
그저 세상이 아름답던
그녀에게 닥쳐올 최악의 시련.
궁금하다.

갓 지나쳐 온 여름에 찍어 화면 색이 예쁘고 학교, 사찰 등 모든 장소가 정겹다.
요즘 거의 모든 드라마의 첫회처럼 편집이 너무 깔끔하고 센스가 넘친다.
드라마답지 않게 말이 많지 않고
드라마답게 화면으로 많은 걸 설명한다.
연출이 좋다는 말이다.
그래서 기대된다는 말이다.



2회보러 가야하는데 축구가 끝났으려나.


p.s.
괴물에서 그렇게 사람 마음 흔들어놓고 다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로 돌아가는 건 아니죠? 무법변호사로 갈 건 아닐 테니 믿고 보려고.. 하기엔 이미 멀리 가버린 대훈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