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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개천절, 공휴일입니다. 나는 바보입니다.

오늘이 개천절이라는 걸 어제는 알았다. 오늘은 몰랐다. 여느 일요일과 다를 바 없는 아침이었다. 어제 맥주 한 잔(실은 두 잔)을 해서 몸이 조금 무거웠다. 그래도 읽어야 할 책이 있어서 카페에 갔다. 빌려 보고 싶은 책이 있는데 대출 권수를 꽉 채워 빌릴 탓에 한 권이라도 반납을 해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가는 데 장장 삼십 분은 걸리니 기왕이면 이 책까지 다 읽고 반납할 요량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신나게 읽다보니 배가 고파서 조금 일찍 일어섰다. 분식 먹고 도서관에 앉아 마저 보려는 의도였다. 떡볶이와 튀김은 맛있었다. 한낮은 아직 더운 환절기라 땀을 살짝 흘리며 오르막을 올라 도서관에 다달았다. 그런데... 멍~ 카페는 박차고 나왔고 점심도 먹어버려서 마땅히 들어갈 곳도 없다. 도서관이 나를 ..

산책 2021.10.03

[원더우먼] 5회 - 항상 그렇듯 명언이 쏟아졌다

먹고 살 길 정 없으면 남문파 출신이라그러구 유튜브라도 해. 그건 내가 허락할게. 악플은 안 달릴 거다. 우리 조프로 핏줄은 역시 다르다. 대한민국 검찰 공무원으로 잘 지내라고 딸내미와 연 끊고 교도소에 계신 우리 아부지. 길라임 아부지는 이제 조프로 아부지인 걸로. 각서 쓴 한 명이 싹 다 하는 게 가성비 측면에서도 좋죠. 조프로님 말씀처럼 있는 것들이 더 하지. 나도 더 하고 싶으니 있는 거 시켜주세요. 나한테 막 말도 시켜요? 아니, 저기요. 결재 받으러 온 사람들이 말도 좀 시킬 수 있지. 그리고 이런 걱정하신 분이 그렇게 논리정연하게 찍어누릅니까? 도장깨기인 줄. 아이, 높은 사람 와서 여기저기 보고 가는 게 무슨 격려예요. 아흐, 나 그냥 여기 잠깐 앉아 있다가 갈 테니까 직원들한테 개인적으로..

드라마 2021.10.03

[검은 태양] 1화 리뷰_ 남궁민이 나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봐야 한다

남궁민은 썩 괜찮은 배우다. 이 내 취향이 아니었을 뿐. MBC와 웨이브의 야심작이니만큼 은 입에 맞길 바라며 이번에는 조금 천천히 시작했다. 잔뜩 힘준 화려한 오프닝 불법 장기 매매 선박 구석, 더벅머리에 더러운 담요를 뒤집어 쓴 남자. 끌려가는 어린 아이를 위해 정체를 드러낸다. 닥친 해경에게 밝히는 정체. 47495136. 일반보안등급으로는 볼 수 없도록 락이 걸려있는 요원 번호. 나는 클레셰가 좋다. 예전엔 뻔하다고 욕했지만 이렇게 쉽게 설명이 가능한 게 클리셰의 효용이니. 뒤이어 부리핑 시작. 거대한 이야기의 시작이니 브리핑 장면 넣고 자막 박아가면 상세히 설명 굿~. 이세돌과 알파고 뉴스로 2016년이라는 시간대 알린 것도 굿~. 정성 들인 소소한 재미가 많을 것 같은 예감. 투자한 티 팍팍 ..

드라마 2021.10.02

허리가 아프다

이유를 생각해 봤다. 세상에 이유 없는 아픔은 없다. 알아채기 힘들 뿐 분명 이유가 있다. 이유 혹은 원인을 알아가는 과정은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기여한다. 허리가 아플 줄 알았다. 알면서도 특정 자세로 앉을 수밖에 없었다. 발목이 아파 어쩔 수 없이 취한 자세였다. 결론은 발목 치료를 당장 받아야 한다는 것. 그게 귀찮아 방치해서 연쇄적으로 여기저기 통증이 나타났다. 귀찮음은 사람을 병 들게 한다. 육체도 정신도.

긁적 2021.09.28

삐질거면

자꾸 삐진다. 삐지면 입을 닫는다. 입을 닫으면 '왜'를 알 길이 없다. 그래놓고 "넌 항상 그래", 라고 말한다. 주변인이 독심술사라고 생각하는 건지. 본인이라고 남 속 다 아는 거 아니면서 저런 속좁은 행동과 말을 한다. 뭐가 문제인지 말해주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 테니 모두가 해피엔딩이겠지. 하지만 그럴 사람이었으면 애초에 삐지질 않겠지. 힘들다. 자꾸 삐질 거면 서로 안 보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감정소모가 심한 관계는 아무리 오랜 관계라도, 심지어 혈연이라도, 끊어내고 싶은 요즘이다. 하늘 보러 나가야겠다.

긁적 2021.09.27

긁적이다

책을 더 많이 읽으려면 덜어내야 했다. 덜기 위해 쓰다 보니 쓰는 게 즐거워졌다. 이제는 읽는 게 좋은지 쓰는 게 더 좋은지 모르겠고 딱히 중요하지도 않다. 오늘도 조근대는 글을 읽었다. 현재를 즐기려 애쓰는 나 같은 사람의 글이었다. 흘려 보내지 않고 놓치지 않으려면 글로 붙들어두는 수밖에 없다. 읽으며 날아가버린 말들을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 한 걸음, 시작이다.

긁적 2021.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