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나 화가 없다. 짜증이 없다.
오랜만이다.
"죽었으면 좋겠어(느린 마음에 대하여 중)"라고 외쳐도 화가 없다. 내내 애닯다.
쓸쓸함이 가득해
겉으로만 따스한 봄날에 어울리는 시집이었다.
역시 아침달 시집.
반복 어구
읽는 재미
말맛
시 하면 이런 것만 떠올렸다.
무엇보다
짧은 길이에 혹해서 집어 들었는데
모닝 페이지를 툭 잘라 넣은 것 같이
마침표 없는 문장들을 늘어놓고
무슨 말인지 이해해봐, 하는 양
사람을 놀리나 싶은 앞뒤 안 맞는 말들이
참 싫었다.
정갈하고 주어 술어 딱 맞아 떨어져도
말 같지 않은 글들이 많은 요즘,
두서없고 무슨 말이지 싶다가도
끄덕이게 되는 글이 그리웠다.
"조금이라는 부사를 생각"하는 니트(니트 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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