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고른 이유는 단연 제목이었다. 《너무 예쁜, 개같은》이라니. 책날개에 따르면 최보윤 시인은 조선일보 시조 부분으로 등단했다. 잠깐, 시조라니. 학교 다닐 때 국어를 딱히 좋아했던 건 아니지만 특히 시조는 아니 좋아하였거늘. 글자수를 세어야 하는 규칙이 너무도 요상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시조라니. 이래놓고, 실은 얼마 전에 이나영의 《언제나 스탠바이》를 읽었다. 노란 표지에 제목만 보고 빌린 거라 꿈에도 몰랐다. 시조일 줄이야. 실은 읽으면서도 몰랐다. 읽고 있는 게 시조라는 걸. 요새 시는 산문처럼 긴 게 많은데 짧고 담백해 좋다고만 생각했다. 한참 읽다가 알았다. 내가 지금 읽고 있는 게 시조라니. 구닥다리 규칙 지키기에 함몰되어 재미없는 소리나 하는 게 시조인 줄 알았건만,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