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읽은 책, 정은의 커피와 담배. 공원 벤치에 앉아 읽고 있는 책, 금정연의 담배와 영화. 커피, 마셔요. 진하게 커피를 즐기기 시작한 지 십 년이 훌쩍 넘었다. 그전까지 커피는 끔찍했다. 색깔은 흡사 미술시간이 끝나고 수돗가에 버리는 물 같았고 맛은 담배꽁초를 씹는다면 딱일 맛이라 여겼다. 뭣 같았다. 세모진 커피우유나 더위사냥은 기꺼이 내 돈 주고 사 먹어도 커피는 내내 거절이었다. 다들 처음에는 커피 맛을 몰랐다가 홀리면 서서히 느낄 것이다. 커피는 삶의 맛이다. 커피와 담배에서 정은 작가는 커피와 담배를 번갈아가며 칭송하고 찬양한다. 나는 그 방식이 너무 좋았다. 바리스타라고 고급 원두로 블렌딩한 커피를 나열한 게 아니다. 커피 덕에 어떻게 삶이 손톱만큼 나아졌는지부터 다양한 직업을 거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