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가 있다. 잠든 지 두어 시간만에 깨는 때가. 대개는 뒤척이다 골아떨어지지만 가끔은 다시 잠에 들지 못하는 때가. 아, 망했다. 당일은 좀 힘들지만 대신 다음 날 잘 잘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없다. 어제도 그랬다. 딱 두 시간 잤는데 깼다. 그리곤 내내 깨어 있었다. 어제는 고의였다. 잠들 자격이 없는 밤이 있다. 니가 뭘 했다고 자냐,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밤이. 그래서 커피를 마셔버리는 밤이. 육개월 전에도 비슷했다. 일 년 전에도 비슷했다. 안정적으로 일이 들어오지 않으므로 대비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므로 움직여야 한다는 걸. 그럼에도 수수방관했다. 팔짱을 끼고 망해라, 그랬다. 남일은 되려 껴들면서 내 일에는 삐딱한 유치함은 도무지 고쳐지지 않는다. 그런 주제에 이틀 연달아 밤에 커피를 ..